쓸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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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르지오 아르마니 더블 재킷 (Giorgio Armani Double breasted Jacket)쓸모/가 분명 있는 것들(패션) 2020. 5. 24. 09:12
나는 더블 브레스티드 재킷을(이하 더블 재킷) 정말 좋아한다. 특히 기장감이 길고 팔도 길게 나오는 유럽식 더블 재켓이 내겐 딱이다. 우리나라 브랜드, 예를 들어 지이크, 지오송지오, 갤럭시 등에서도 더블 재킷이 나오긴 하는데 전반적으로 총장이 짧아 엉덩이를 반쯤만 가려서 특유의 품위(?)가 사라진 느낌이다. 사실 이해도 간다. 체격이 서양인과 다르니까 전체적으로 기장이 짧고 상체가 작게 나올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난 저쪽 동네, 서양 스타일이 좋다. 부각되는 상체와 클래식함까지. 예전에 어디선가 킹스맨 따라한 거냐고 놀림도 받았지만 그게 뭐 대수냐... 그냥 내가 보기에 좋으면 된 거다. 즉 아래와 같은 '윈저 공' 스타일을 추구한 것이다. 역시 저 멋과 '갬성'은 저쪽 동네 사람에게만 부여되는 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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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적 1,000명 방문을 자축하며 - 동시에 인간의 간사함에 관하여쓸모/없는 소리들 2020. 5. 18. 08:49
1,000명 방문을 이렇게나마 자축하고 싶었습니다. 처음 티스토리를 시작한 것은 딱 한 달 가량 됐는데 한 3주는 포럼도 안하고 기존에 써 놨던 글들(패션이나 맛집 카테고리)만 올리다가 뒤늦게 포럼에서 소통의 중요성을 깨닫고 본격적(?)으로 시작한 지 1주일 만에 1,000명을 달성했습니다. 블로그 주인장이 자기 블로그에 방문한 횟수도 카운트된다고 알고 있기에 솔직히 순수한 1,000명까지는 아직 시간이 조금 더 걸릴 것으로 보이나(제가 제일 많이 들어왔을 테니까요^^) 저래 떡하니 1,000이 적혀 있으니 조금 기분이 좋네요. 사실 자축이라기보다는 사람 마음의 간사함에 대해 쓰고 싶었습니다. 티스토리를 나름 본격적(?)으로 시작한 요 일주일은 저의 굉장히 간사한 마음을 여실 없이 느낀 주간이었거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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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생기, <인간으로서의 역동성>에 관하여 - 마의 산 中쓸모/있는 것들(공부 및 독서) 2020. 5. 9. 23:12
최근 토마스 만의 '마의 산'을 읽고 있다. 쉽게 범접할 수 없는 페이지 수에 짐짓 땀이 흐르지만 이제 꾸역꾸역 하권을 독파 중이다. (상,하권 모두 800페이지 씩이다...) 아직 완독하진 않았지만 읽는 도중 뇌리에 박히는 부분이 있어 이렇게 기록을 남긴다. (…) 삶이 잔혹하다고 비난하는 데 익숙해진 사람은 삶으로부터, 자신이 태어난 삶의 형태로부터 쉽게 사라져 버리고 맙니다. 엔지니어 양반, ‘삶에서 사라진다’는 말이 무슨 뜻인지 알겠어요? 나는 그것을 알고 있어요. 여기서는 날이면 날마다 보거든요. 이곳에 올라오는 젊은 사람은 (그리고 이곳에 올라오는 사람들은 거의 젊은이들 뿐입니다) 늦어도 반년만 지나면 시시덕거리는 것과 체온 말고는 머릿속에 다른 생각이 없게 됩니다. 그리고 늦어도 일 년만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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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게 사는 것에 관하여 - 돈까스냐 다이어트냐쓸모/없는 소리들 2020. 5. 3. 00:22
(2019.3월 작성 글) 겨우 운동 마지막 세트를 끝내고 씻고 컴퓨터에 앉으니 열 한 시. 조금만 늦게 퇴근해도 내 시간은 커녕 시간조차 없다. 최근 남의 자식 크는 속도마냥 불어버린 몸무게에 놀라 절주, 절식을 시작한지 3주가 좀 넘었다. 그래봤자 약속이 없거나 참을만 하면 저녁을 샐러드로 대체하는 것에 불과. 술도 일부러 약속을 만들어 마시지 않고 마시더라도 소량만 마시기로 다짐해서 나름 잘 실천하고 있다.... 진짜일까? 지금까지 평일에 꼭 한 번은 무조건이고 주말 이틀은 대부분 과음해서 오전을 날리는 일이 허다했으니 말 다 했다. 이렇게 보면 대학 입학한 2006년 3월부터 지금까지 군대에 있던 기간 제외하고는 단 1주일도 술을 안 마신 적이 없는 것 같군... 쓰면서 계속 반성한다. 난 대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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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놀음 - 은마상가 떡볶이를 둘러싼 기억들쓸모/없는 소리들 2020. 4. 27. 08:42
이유는 모르겠는데 갑자기 은마상가 떡볶이가 생각나는 것이다. 나는 가만히 있어도 살이 부르르 쪄 버리는 천형을 갖고 태어났기에 차로 슁- 갈 수는 없다. 그래서 강남역부터 걸어갔다. 이 남조선 땅엔 대체 봄이란 있긴 한 것인지...나름 후텁지근한 날씨인데다, 간지와 편의성이 제대로 등가 교환된 말가죽 자켓을 팔에 얹고 가려니 오늘 턱걸이는 안 해도 되겠다 싶을 정도. 역삼동의 개나리 아파트니 뭐시기는 아직도 적응이 안 된다. 이 동네가 이런 동네가 아니었는데 말이지... 만약 20년 전에 내가 이 아파트를 샀으면 나 지금 삶은 어땠을까 헤헤~ 따위의 망상도 몇 번 거듭하다 보면 어느새 은마상가다. 아! 역시 그대로다. 이 만나분식. 이 분식집이 언제부터 있었는지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 다만 24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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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냄새쓸모/없는 소리들 2020. 4. 26. 23:32
회사생활은 발냄새이다. 아침에 출근하면 정신이 없어 없던 정신에 깨닫게 되지 아! 슬리퍼로 안 갈아신었네... 하지만 신발 속은 이미 온갖 미움과 혼돈, 고독 그리고 공포로 소용돌이 치고 있다. 나는 고민을 시작해. 눈동자를 데구르르 굴리며... 그냥 용기있게 신발을 벗어버리고 슬리퍼를 신어버릴까? 이 미움과 증오도 찰나요 냄새는 그저 스치는 잠깐일 뿐! 하지만 어찌나 눈동자는 계속 굴러만 가던지 발은 기어코 신발을 떠나지를 못 해 난 이미 판도라의 후회를 비춰봤으니까. 온갖 귀납적 경험과 염려어린 배려는 밖에는 춥단다 안에 있는게 나아! 세상 다 안 듯 지혜로써 내게 말하네. 하아! 장탄식을 금치 못하니 그러므로 회사생활은 발냄새이다. 어느 기점만 지나면 몸이 무거워 나갈 수가 없다. 어느 순간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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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아치는 스웩 - 보라매 공원의 어르신들 이야기쓸모/없는 소리들 2020. 4. 25. 02:59
Swag1 평화로운 보라매 공원의 어느 날. "아 거 요샌 진짜... 건강을 그대로 두기도 힘들어.. 무릎은 무릎대로고 성치가 않아 어이구" 70대 언저리는 되었을까. 때 탄 남색 모자(가운데에 Marine이라고 적혀있음)를 구겨 쓴 할배가 운동기구 옆 벤치에 앉아 허리를 두드린다. 주변엔 비슷한 연배의 할배들이 서넛 모여있고. 옆에 앉아있던 할배가 되묻는다. "근디 저어-번에 자전거 탔다고 하지 않았어? 어떻게 탄거여 그건??" "어... 그 머시기... 뭐여 그기 있잖여. 아라뱃길인지 뭔지 정신 놓고 달리니까 90키로메타더라고.. 어이구" 그 때 였을까. Swag의 바람이 분 것은... 아라뱃길 할배 옆 다른 할배들의 미간엔 새로운 내 천(川)이 자리했음이 분명하다. 나도 턱걸이를 멈추고 귀를 기울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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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마구치 상... 당신은 어떤 남자였습니까. (빈티지 득템 후기)쓸모/가 분명 있는 것들(패션) 2020. 4. 23. 01:12
2만원에 물건 하나 건졌다. 빈프라임에서 얻은 빈티지 더블 브레스티드 재킷.(이하 더블 재킷) 최근 몇 년 간 빈티지 옷 시장의 초신성으로 떠오른 빈프라임... 특이하게도 강남에만(한강 이남) 매장이 있고 강북엔 없다. 강북에서는 전통의 강호 동묘 벼룩시장과 광장시장의 포스에 대적하기 어렵기 때문일까. 아무튼 정확한 사유는 빈프라임 운영자만이 알 것이고 이곳의 남성복은 대부분 일본에서 수입하는 것 같다. 명품(주로 랑방, 아르마니, 버버리, 가끔 구찌, 디올 등)재킷은 6~10만원대, 일반 브랜드 재킷은 죄다 2만원이다. 그런데 골 때리는 점은 2만원이나 10만원이나 대부분 일본인이 입던 옷이기 때문에 한국인에겐 사이즈가 애매한 경우가 많다는 것. 이걸 어찌 알 수 있을까? 안감을 보면 된다. 안감에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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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서대역 <스페인 역사> 2회독 마침쓸모/있는 것들(공부 및 독서) 2020. 4. 21. 13:20
정말 오랜만에 발전적이고 진취적인 성과를 이뤘기에(아마 요 몇년 중 처음 아닐까?) 셀프 자랑을 위해 이 글을 쓴다. 드디어 서한대역 스페인 역사 2회독을 마쳤다. 당연한 수순이지만 책은 진작에 사놓고 까먹을 때쯤 한 두번씩 펼치다가 이러다간 나도 책도 레알 잉여가 되겠다 싶어 총 59과니까 하루에 두 과씩만 보자고 계획했다. 물론 술먹거나 너무 피곤해서 몇 번 거른적은 있는데 어쨌든 이정도면 실행대비 목표달성 120% 상회한다고 자평한다. 회사다닐 때 영업하면서 매달 이랬음 좋았을 텐데 후훗... 물론 이 책을 2회독 했다고 마스터한것도 아니고 최소 5회독은 해야 내용이나 단어가 겨우 기억날까 말까..이겠지. 게다가 아직은 회화며 작문이며 다 초보니까 따로 또 파야한다. 다만 시험을 위해서, 성공을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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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놀음 - 대학 썰(2) : 시험기간의 편린쓸모/없는 소리들 2020. 4. 19. 00:50
오랜만에 모교 근처 까페에 들어서니 근 10년 전의 기억이 영사기로 촤르륵 돌아간다. 이 익숙한 사람내음… 그립다고 하기엔 조금은 신물나는 애매한 땀내… 24시간 열람실의 그 향기 아닌가! 그렇다. 코로나로 열람실이 폐쇄된 탓에 갈 곳 없는 학생들이 모인 탓일까. 저마다 과제에 시험공부로 정신이 없어 보인다. 때문에 슬며시 나는 미소짓는다. ‘훗훗… 자네들 말이야. 철학과였다면 발표도 과제도 없이 한 학기를 즐겁게 지낼 수 있었을 텐데 말이야? 매우 안타깝구나!?’ 물론 철학과에도 함정이 있다. 한 학기동안 배운 내용을 기승전결 갖춰 한번에 다 쓰라는 정도의 너무나 예상 가능한 문제가 나오는 게 문제다. (물론 안 그런 과목도 많지만) 예를 들어 ‘중국선진철학’ 수업이라면 이런 식이다. ‘선진(先秦)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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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놀음 - 대학 썰(1) : 잔디밭과 FM쓸모/없는 소리들 2020. 4. 16. 09:48
드디어 진짜 봄인가. 삼삼오오 뛰노는 아이들 소리와 바로 옆 버스킹이 묘한 협연을 이룬다. 때마침 버스킹 곡도 벚꽃엔딩이다. 2012년의 벚꽃은 끝났지만 이 노래의 엔딩은 올 기미가 안 보인다. 내 자산도 이렇게 엔딩 없이 불어나면 좋으련만. 아, 또 심마(心魔)에 빠질 뻔 했다. 이러면 안되지 안돼. 여튼 학생들이 없는 3월 중광 잔디밭이라니. 진짜 별세계에 온 느낌이다. 지금쯤이면 아직은 어색한 새내기 동기들이랑 괜스레 친한 척도 하고 지성(知性)은 기본에 포효하는 야성까지 갖췄음을 증명하려고 애들 쓸 때 아닌가. 낮술 먹고 진탕 취하기, 조금 더 신박한 FM을 해보려고 고민하다가 삐끗한다든가... (물론 고민하는 티를 내진 않는다) 이런 학생들의 Needs가 강렬하기에 각종 배달집 오토바이들의 행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