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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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돈까스 맛집 - 신풍역 내사랑 돈까스맛있는 것들 2020. 4. 24. 09:40
이 감동이 날아가기 전에 급히 쓴다. 오늘 이 매운왕돈까스를 먹는데 빌리 조엘의 Honesty가 나오는 바람에 그래 어니스티-하게 매운왕돈까스 얘기를 해보고 싶었다. 작년 요맘때부터 올해 2월까지 매달 최소 다섯 번은 이 돈까스를 먹었다. 칼로리는... 글쎄다. 이 정도 비쥬얼이라면 칼로리를 계산할 시간에 푸쉬업 두 번이라도 더 하는 게 인생에 이로울 지경이다. 때문에 매운왕돈까스 섭취 계엄령을 내릴 수 밖에 없었고, 한 달 max2회, 웬만하면 1회로 제한한 덕에 몇 달 뒤 다시 평소 체중으로 돌아왔다... (살 찌는 체질이라 개고생이 필수다) 여튼 흠 잡을 데 없는 맛이다. 튀김옷이 두껍지도 얇지도 않고 튀김의 정도도 적당하다. 양도 상당하다. 내가 배고플 때 겨우 다 먹는 수준이다. (이번엔 다 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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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입구 식스티즈 - 60살까지 먹고 싶은 햄버거집맛있는 것들 2020. 4. 23. 12:32
물론 내 글을 조금이라도 읽었던 분이라면 아시겠지만 60살 이후에도 먹고 싶다는 뜻이다. 놀랐다. 이 가격에 이런 버거를 먹을 수 있다니. 기본인 치즈버거가 3천 원이고 패티 하나 더 얹는 데에 1,200원만 추가된다. 아니다. 가격부터 이야기하는 건 도리에 어긋난다. ‘햄버거’라는 음식의 순수한 정체성이 극대화된 맛이다. 조용필의 명곡 ‘이젠 그랬으면 좋겠네’의 가사를 떠올려보자. ‘소중한 건 옆에 있다고 먼 길 떠나려는 사람에게 말했으면’ 햄버거가 현세에 나타난 지 어언 수십 년이 지났고, 우리의 취향은 오리지널리티 대신 변형되고 믹스된 혼종 버거들에 점령당했다. (물론 오리지널리티만 짱이고 나머진 별로라고 깎는 게 절대 아니다) 사실 이 남조선에서는 빵과 야채와 치즈, 그리고 패티로만 구성된 잘 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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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암의 쏘울 푸드 '나그네 파전'맛있는 것들 2020. 4. 20. 09:48
돌아온 전설의 나그네 파전. 사실 돌아온지는 7개월 정도 됐다고 한다. 대체 언제 여길 가야하나 하다가 드디어 방문. 고추튀김 맛은 여전하다. 다행히 사람이 많지 않아 금방 나왔다. 한창 때 가면 고추튀김은 최소 주문 후 20분 대기 각이다. 일단 슈퍼 업그레이디드 나파랄까. 안암역 나오자마자 1분도 안되는 하이퍼 역세권에 있고 화장실도 깔끔 그 자체. 제기동의 old-fashioned 나파를 기억하는 분이라면 격세지감을 느낄 만 하다. 특히 화장실. 예전 나파 시절엔 신나게 먹다가 예기치 못한 불행의 파도가 배(腹)를 잠식하는 순간 바로 학생회관 화장실로 뛰어갈 수밖에 없었던 추억?을 되새기면 거 참 신기한 일이다. 막걸리는 인생막걸리, 장수막걸리(korea ver.) 두 종을 보유하고 있다. 우리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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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암의 쏘울 푸드 '비야'맛있는 것들 2020. 4. 19. 13:18
오랜만에 만끽한 안암의 쏘울 푸드 '비야'. 맛있다. 나에겐 2006년부터 지금까지 13년 동안 꾸준히, 균일하게 맛의 권능을 베푸는 바로 이곳 비야. 부대찌개로 이정도의 행복을 주다니... 맛집대법관이라도 계셨다면 이곳을 국가적 맛집으로 격상하라는 판결이라도 내렸을 정도다. (대법관이 그럴 수 있는지 심각하게 고민하지는 말자) 대체 어떤 점 때문일까? 1. 단짠단짠의 조화 말 그대로다. 맛의 밸런스가 좋다. 엄청 짜거나 맵지 않다. 저녁 일곱시만 되면 얼굴 벌개진 형님들이 이마에 땀 닦아가며 먹는 부대찌개 같은 부대찌개는 아니다. 2. 풍부한 건더기 아주 많은 두꺼운 햄, 적당히 많은 짭짤한 직사각 햄(뭐라고 부르는지 모르겠다), 국물에 감칠맛을 더하는 갈은 쇠고기, 라면사리와 햄을 반 이상 먹어치우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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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진호프 - 우사단길 끝의 참되고 바른 레트로 치킨맛있는 것들 2020. 4. 15. 02:13
도저히 이 감동을 지나칠 수 없어 장문의 기록으로 남기니 송구할 따름이다. 요새는 글이 길면 아무도 안 읽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티스토리를 해보기로 한 것이다. 평소 나는 간판이 신기하면 이유불문 하고 들어가는 편인데 이번에는 그렇지 않았다. 을지로에 책 인쇄 맡기고 따릉이로 죽을 힘을 다해 달리다 보니 마음의 고향 이태원에 도착, 먹는 것에는 심히 보수적인 나는 오늘만큼은 살짝 왼쪽으로 걷기로 결심한다. 매번 가던 곳 대신 새로운 곳을 가는 것 말이다. 그래서 우사단길에 들어섰다. 역시 참고가 안 되겠지만 참고로 이곳은 보광동 산 4번지인데 기우제, 기설제를 지내던 우사단이 근처에 있었기 때문에 우사단 마을이었다나. 우사단은 1908년에 폐지됐다. (서울지명사전 참조) 이태원 역에서 5분 남짓 걸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