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모/없는 소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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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적 1,000명 방문을 자축하며 - 동시에 인간의 간사함에 관하여쓸모/없는 소리들 2020. 5. 18. 08:49
1,000명 방문을 이렇게나마 자축하고 싶었습니다. 처음 티스토리를 시작한 것은 딱 한 달 가량 됐는데 한 3주는 포럼도 안하고 기존에 써 놨던 글들(패션이나 맛집 카테고리)만 올리다가 뒤늦게 포럼에서 소통의 중요성을 깨닫고 본격적(?)으로 시작한 지 1주일 만에 1,000명을 달성했습니다. 블로그 주인장이 자기 블로그에 방문한 횟수도 카운트된다고 알고 있기에 솔직히 순수한 1,000명까지는 아직 시간이 조금 더 걸릴 것으로 보이나(제가 제일 많이 들어왔을 테니까요^^) 저래 떡하니 1,000이 적혀 있으니 조금 기분이 좋네요. 사실 자축이라기보다는 사람 마음의 간사함에 대해 쓰고 싶었습니다. 티스토리를 나름 본격적(?)으로 시작한 요 일주일은 저의 굉장히 간사한 마음을 여실 없이 느낀 주간이었거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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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게 사는 것에 관하여 - 돈까스냐 다이어트냐쓸모/없는 소리들 2020. 5. 3. 00:22
(2019.3월 작성 글) 겨우 운동 마지막 세트를 끝내고 씻고 컴퓨터에 앉으니 열 한 시. 조금만 늦게 퇴근해도 내 시간은 커녕 시간조차 없다. 최근 남의 자식 크는 속도마냥 불어버린 몸무게에 놀라 절주, 절식을 시작한지 3주가 좀 넘었다. 그래봤자 약속이 없거나 참을만 하면 저녁을 샐러드로 대체하는 것에 불과. 술도 일부러 약속을 만들어 마시지 않고 마시더라도 소량만 마시기로 다짐해서 나름 잘 실천하고 있다.... 진짜일까? 지금까지 평일에 꼭 한 번은 무조건이고 주말 이틀은 대부분 과음해서 오전을 날리는 일이 허다했으니 말 다 했다. 이렇게 보면 대학 입학한 2006년 3월부터 지금까지 군대에 있던 기간 제외하고는 단 1주일도 술을 안 마신 적이 없는 것 같군... 쓰면서 계속 반성한다. 난 대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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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놀음 - 은마상가 떡볶이를 둘러싼 기억들쓸모/없는 소리들 2020. 4. 27. 08:42
이유는 모르겠는데 갑자기 은마상가 떡볶이가 생각나는 것이다. 나는 가만히 있어도 살이 부르르 쪄 버리는 천형을 갖고 태어났기에 차로 슁- 갈 수는 없다. 그래서 강남역부터 걸어갔다. 이 남조선 땅엔 대체 봄이란 있긴 한 것인지...나름 후텁지근한 날씨인데다, 간지와 편의성이 제대로 등가 교환된 말가죽 자켓을 팔에 얹고 가려니 오늘 턱걸이는 안 해도 되겠다 싶을 정도. 역삼동의 개나리 아파트니 뭐시기는 아직도 적응이 안 된다. 이 동네가 이런 동네가 아니었는데 말이지... 만약 20년 전에 내가 이 아파트를 샀으면 나 지금 삶은 어땠을까 헤헤~ 따위의 망상도 몇 번 거듭하다 보면 어느새 은마상가다. 아! 역시 그대로다. 이 만나분식. 이 분식집이 언제부터 있었는지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 다만 24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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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냄새쓸모/없는 소리들 2020. 4. 26. 23:32
회사생활은 발냄새이다. 아침에 출근하면 정신이 없어 없던 정신에 깨닫게 되지 아! 슬리퍼로 안 갈아신었네... 하지만 신발 속은 이미 온갖 미움과 혼돈, 고독 그리고 공포로 소용돌이 치고 있다. 나는 고민을 시작해. 눈동자를 데구르르 굴리며... 그냥 용기있게 신발을 벗어버리고 슬리퍼를 신어버릴까? 이 미움과 증오도 찰나요 냄새는 그저 스치는 잠깐일 뿐! 하지만 어찌나 눈동자는 계속 굴러만 가던지 발은 기어코 신발을 떠나지를 못 해 난 이미 판도라의 후회를 비춰봤으니까. 온갖 귀납적 경험과 염려어린 배려는 밖에는 춥단다 안에 있는게 나아! 세상 다 안 듯 지혜로써 내게 말하네. 하아! 장탄식을 금치 못하니 그러므로 회사생활은 발냄새이다. 어느 기점만 지나면 몸이 무거워 나갈 수가 없다. 어느 순간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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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아치는 스웩 - 보라매 공원의 어르신들 이야기쓸모/없는 소리들 2020. 4. 25. 02:59
Swag1 평화로운 보라매 공원의 어느 날. "아 거 요샌 진짜... 건강을 그대로 두기도 힘들어.. 무릎은 무릎대로고 성치가 않아 어이구" 70대 언저리는 되었을까. 때 탄 남색 모자(가운데에 Marine이라고 적혀있음)를 구겨 쓴 할배가 운동기구 옆 벤치에 앉아 허리를 두드린다. 주변엔 비슷한 연배의 할배들이 서넛 모여있고. 옆에 앉아있던 할배가 되묻는다. "근디 저어-번에 자전거 탔다고 하지 않았어? 어떻게 탄거여 그건??" "어... 그 머시기... 뭐여 그기 있잖여. 아라뱃길인지 뭔지 정신 놓고 달리니까 90키로메타더라고.. 어이구" 그 때 였을까. Swag의 바람이 분 것은... 아라뱃길 할배 옆 다른 할배들의 미간엔 새로운 내 천(川)이 자리했음이 분명하다. 나도 턱걸이를 멈추고 귀를 기울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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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놀음 - 대학 썰(2) : 시험기간의 편린쓸모/없는 소리들 2020. 4. 19. 00:50
오랜만에 모교 근처 까페에 들어서니 근 10년 전의 기억이 영사기로 촤르륵 돌아간다. 이 익숙한 사람내음… 그립다고 하기엔 조금은 신물나는 애매한 땀내… 24시간 열람실의 그 향기 아닌가! 그렇다. 코로나로 열람실이 폐쇄된 탓에 갈 곳 없는 학생들이 모인 탓일까. 저마다 과제에 시험공부로 정신이 없어 보인다. 때문에 슬며시 나는 미소짓는다. ‘훗훗… 자네들 말이야. 철학과였다면 발표도 과제도 없이 한 학기를 즐겁게 지낼 수 있었을 텐데 말이야? 매우 안타깝구나!?’ 물론 철학과에도 함정이 있다. 한 학기동안 배운 내용을 기승전결 갖춰 한번에 다 쓰라는 정도의 너무나 예상 가능한 문제가 나오는 게 문제다. (물론 안 그런 과목도 많지만) 예를 들어 ‘중국선진철학’ 수업이라면 이런 식이다. ‘선진(先秦)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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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놀음 - 대학 썰(1) : 잔디밭과 FM쓸모/없는 소리들 2020. 4. 16. 09:48
드디어 진짜 봄인가. 삼삼오오 뛰노는 아이들 소리와 바로 옆 버스킹이 묘한 협연을 이룬다. 때마침 버스킹 곡도 벚꽃엔딩이다. 2012년의 벚꽃은 끝났지만 이 노래의 엔딩은 올 기미가 안 보인다. 내 자산도 이렇게 엔딩 없이 불어나면 좋으련만. 아, 또 심마(心魔)에 빠질 뻔 했다. 이러면 안되지 안돼. 여튼 학생들이 없는 3월 중광 잔디밭이라니. 진짜 별세계에 온 느낌이다. 지금쯤이면 아직은 어색한 새내기 동기들이랑 괜스레 친한 척도 하고 지성(知性)은 기본에 포효하는 야성까지 갖췄음을 증명하려고 애들 쓸 때 아닌가. 낮술 먹고 진탕 취하기, 조금 더 신박한 FM을 해보려고 고민하다가 삐끗한다든가... (물론 고민하는 티를 내진 않는다) 이런 학생들의 Needs가 강렬하기에 각종 배달집 오토바이들의 행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