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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르게 사는 것에 관하여 - 돈까스냐 다이어트냐
    쓸모/없는 소리들 2020. 5. 3. 00:22

    절로 숙연케 만드는 저 문구

    (2019.3월 작성 글)

     

    겨우 운동 마지막 세트를 끝내고 씻고 컴퓨터에 앉으니 열 한 시. 조금만 늦게 퇴근해도 내 시간은 커녕 시간조차 없다.

    최근 남의 자식 크는 속도마냥 불어버린 몸무게에 놀라 절주, 절식을 시작한지 3주가 좀 넘었다. 그래봤자 약속이 없거나 참을만 하면 저녁을 샐러드로 대체하는 것에 불과. 술도 일부러 약속을 만들어 마시지 않고 마시더라도 소량만 마시기로 다짐해서 나름 잘 실천하고 있다.... 진짜일까?

     

     

     

    지금까지 평일에 꼭 한 번은 무조건이고 주말 이틀은 대부분 과음해서 오전을 날리는 일이 허다했으니 말 다 했다. 이렇게 보면 대학 입학한 2006년 3월부터 지금까지 군대에 있던 기간 제외하고는 단 1주일도 술을 안 마신 적이 없는 것 같군... 쓰면서 계속 반성한다. 난 대체.. 무엇을 위해... 그렇게말이지 꾸준히 스페인어라도 영어라도 기타라도 했으면 지금쯤 어느 분야로든 미니 마에스트로라도 됐겠다 정말.

     

     

     

    쉽지 않다. 내가 연예인도 아니고...식단을 처절히 짤 수도, 실천할 수도 없다. 게다가 이미 깜찍한 욕망의 뒤틀림이 가슴 어딘가 분명 있다. "야 너 오늘 고생했으니 니가 좋아하는 집앞 돈까스 매운돈까스 매운왕돈까스 매운왕돈까스에 야채 추가 그런데 야채는 살 안찌니까 건강하니까 더 먹어도 되지 않니? 돈까스 돈까스 왕돈까스 매운왕돈까스 핫핫핫" ...이라는 깜찍한 유혹말이다. 벌써 이 돈까스를 안 먹은지 한 달이 됐다.(한 달 참았으니 먹어도 되겠지라는 생각을 아까 참았다.) 원래는 일주일에 한 번 먹었는데, 그래도 아직 가시적인 성과가 없다. 뭐 당연한 이치인가... 방탕하게 산게 몇 년인데 한 번에 살이 빠질 수 있으련가.

     

     

     

    그렇게 ㅅㅂㅅㅂ하면서 운동을 시작한다. 가만보면 집에서 운동하는 것도 쉽지 않다. 신나는 음악도 없고 같이 할 친구도 없다. 그냥 폐관수련하는 기분. 물론 폐관수련 해본적도 없지만... 헬스장은 가는게 어려워서 힘들고 집 운동은 혼자하는게 힘들어서 어렵다. 핑계도 가지가지다.

     

     

     

    문제는 운동 말고도 할게 태산이다. 더 문제는 내가 하고파서 꾸준히 하려는 것들인데 시간과 에너지는 너무나 제한돼있으니 나도 모르게 요것들이 '수행해야 하는 과제'로 전락하고, 그러면 이걸 내가 왜 굳이 하고 있지? 란 생각을 하면 나와 타협하게 되니까... 아니, 이건 나와 잠깐 화해하는건가... 아니다. 그냥 평생 바르게 사는 습관을 들이는걸로 믿는 수밖에 없을 듯. 그래서 내일도 글피도 호수에 돌 던져서 호수 메꾸는 기분으로 즐거운 욕을 달고 살자꾸나 ㅅㅂㅅㅂ 돈까스 돈까스 왕돈까스 매운왕돈까스 야채추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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