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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왜 굳이 독립출판을? – 시작(10) : 표지 작업 및 ISBN(바코드)을 넣을 것인가?
    독립출판 이야기 2020. 6. 3. 00:32

    맨 처음 완성된 표지. ISBN(바코드)을 넣은 '책 다운 책' 같은 느낌이 물씬 든다...

     

     

    이제 진짜 막바지다. 내지 원고를 다 쓰고 디자인도 마무리 지었으니 표지만 끝내면 책이 완성된다. 초반 포스팅에서 이야기했듯이, 표지는 속 편히 외주를 맡겼다. 실력 좋은 디자이너 친구에게 내 생각과 시안을 보여줬고 몇 번의 피드백 끝에 좋은 표지를 얻게 되었다. 웬만해서 혼자서 다 하면 좋겠지만 바로 눈길을 끌만큼 선이 예쁜 드로잉을 그릴 자신은 전혀 없고 개성 넘치는 일러스트나 문자열을 조합한 요즘의 힙(hip)함을 뽐낼 재간도 없다. 당장 책을 어서 내야 하는데(이미 꽤나 늦었으니까) 남에게 가장 먼저 보여지는 치장을 고민할 여력이 없으니 일단 친구를 믿는 수밖에 없다. 다행히 좋은 결과를 얻어 만족스럽다. 누차 하는 말이지만 웬만하면 혼자 하는 게 좋지만 바람직한 외주는 역시 좋다.

     

     

    일러스트는 이렇게 마무리되었지만 고민할 게 하나 더 있다. 바로 ‘ISBN’을 넣을지 말 지의 고민이다. 이것도 이 독립출판 시리즈 포스팅 초반에 살짝 언급했던 부분인데 다시 짚고 넘어가자. 쉽게 말하자면 ISBN, 바코드를 발급받아 책 표지에 삽입하는지 여부에 따라 나라에서 인정하는 정식 출간물이냐 아니냐로 나뉜다.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 ISBN 없음 : 독립서점에서만 판매 가능

    2. ISBN 있음 : 교보, 알라딘 등 대형 서점 및 모든 서적 유통 채널에서 판매 가능(정식 출간물)

     

     

    하지만 ISBN을 받으려면 몇 가지 수고가 따른다. 일단 출판사를 내야 하고 서지정보유통시스템에서 ISBN을 발급받아야 한다. 많이 어려운 작업은 아닌데 소정의 비용과 잠깐의 시일이 걸린다. 이 작업은 추후 포스팅에서 정리할 계획이다.

     

     

    아무튼 나는 첫 작업이니 할 수 있는 건 다 해 봐야지!’라는 생각으로 출판사도 내고 ISBN도 받았다. 소정의 비용도 내고 잠깐의 시일도 걸려 책에 바코드도 넣어 정식 출판물 ver.으로 샘플 인쇄도 해보았다. 그런데 잘 생각해보자. ‘굳이정식 출간물이 된다 해서 무엇이 좋을까? 정말 내가 내 책을 교보문고나 반디앤루니스 베스트셀러 매대에 깔리게 영업이라도 하면서 신화창조 전설의 역사라도 쓸 것이냐는 말이다. 꼭 그렇지 않더라도 굳이 교보문고나 반디앤루니스에 들어갈 필요도 없고 그러기에도 애매한 위치에 있는 책이다. 수익창출이 No.1 목표가 아니니까. 내 책이 어떤 책인지. 누구를 위한 책인지. 어떤 사람에게 읽히고 싶은 책인지를 생각해보면 좋을 것이다.

     

     

    게다가 세금 문제도 피곤할 듯하다. 내 책이 권당 11,000원인데 보통 독립서점의 판매 수수료가 30~35%이다. 즉 권당 7,700원가량을 벌기 위해 건건이 전자 세금 계산서를 끊는 것도 문제이지만 나중에 출판사로 매출이 잡히면 세금 신고를 하는 것도 일이다. 수익이 얼마 되지도 않는데. (대신 출판사 없이 독립서점에 납품하면 보통 5%가량 수수료를 더 받는다. 보통 35%) 결국 신경 쓸 게 더 많게 되는 것이다. 차라리 그 시간에 다음 책을 만든다든가, 다른 일을 하는 게 낫다는 결론을 내렸다. 물론 이 생각을 조금 더 빨리 했다면 좋았을 것이다. 출판사 신고 비용도 안 들었을 테니.

     

     

    그래서 최종 인쇄본은 결국 바코드를 빼게 되었다.

     

    바코드를 삭제한 뒷표지

     

     

    다음 포스팅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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