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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왜 굳이 독립출판을? – 시작(5) : 작가와 독자 모두가 편한 책을 만들자!
    독립출판 이야기 2020. 5. 24. 02:00

    망원역에 위치한 '이후북스'에 입고된 나의 책

     

    작업에는 보통 세 가지 툴이 필요하다. 포토샵, 인디자인, 일러스트레이터. 작가가 어떤 책을 만들고 싶은지에 따라 각 툴의 사용 빈도가 달라질 수 있겠지만 인디자인은 필수다. 포토샵은 누구나 다 알겠지만 여러 가지 사진 작업에 쓰이고 일러스트레이터는 표지 작업에 쓰인다. 물론 포토샵이나 인디자인으로도 표지 작업을 할 수는 있으나 일러스트레이터로 하는 게 편하다. 나는 내지에 글이 많고 사진이 적은 책이었기에 표지만큼은 산뜻하게(?) 하고 싶어서 디자이너 친구를 싼 값으로 굴렸다. 이렇게 외주를 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툴의 실제적인 사용 방법은 구글 검색만 해봐도 여기저기 다 나오고 독립출판 수업을 들어도 익힐 수 있으니 참고하자.

     

     

    이제부터 제일 중요한 이야기인가 싶다. 지금까지 주구 장창 정신무장(?)스러운 이야기였다면 지금은 아주 실제적인 이야기일 테니까. 요점은 작가와 독자 모두가 편한 책을 만드는 것이다. 즉 작업하기 까다롭지 않고 비용이 많이 나가지 않는 게 작가 입장에서는 좋은 것이고, 가독성이 좋고 내용이 재밌으면 독자에겐 땡큐다.

     

     

    독립출판은 작가가 혼자 다 하니까 전략적인 자기 분업이 필요하다. 디자인보다 글과 콘텐츠에 자신이 있으면 디자인은 기본만 하고 표지는 사랑하는 디자이너 친구를 찾아 굴린다.(있다면) 물론 디자인에 자신 있으면 직접 한다. 둘 다 자신 있으면 1인 출판사를 차려도 되지 않을까…?^^” 

     

     

    지금부터는 수업에서 배운 내용들 및 내가 책을 만들며 경험한 내용들이다.

     

    1. 페이지부터 먼저 정한다. 16배수로 하는 게 좋다. 인쇄 방식에 따라 16배수만 지원되는 게 있으므로 웬만하면 16배수로 페이지수를 미리 정해 놓고 일단 만들자.

     

    2. 판형은 A5(국판)이 제일 나은 것 같다. 제일 많이 쓰여서 그런지 인쇄비가 가장 저렴하다. 오히려 더 작은 판형이 훨씬 비싸다. 책을 예쁘게 만들겠다고 본인만의 판형을 만들거나 사이즈를 작게 하면 인쇄비가 엄청날 것이다. (책을 만들기 전에 미리 인쇄소 사이트에서 견적을 내보는 것도 좋다)

     

    3. 내지 글씨 크기는 특이한 글씨체 말고 가독성 좋은 기본 글씨체 10pt가 적당. 행간은 글씨 크기의 2배 정도, 18~20pt가 적당하다. 역시 가독성을 위함이다. 예쁜 글씨 쓰겠다고 특이한 서체를 쓰면 가독성이 오히려 안 좋을 수 있다. -> 가독성 확인을 위해 테스트 인쇄를 수차례 해보고 확실히 정해서 작업을 시작한다.

     

    4. 역시 가독성을 위해 글씨는 한 가지 색으로 한다. (그냥 검은색으로 하자)

     

    5. 칼라인쇄는 4도 양면, 흑백 인쇄는 1도 양면이라고 흔히 표현한다.

     

    6. 내지는 보통 미색or백색 모조 110~120g이 적당, 표지는 200g이 적당하다. 나는 내지는 미색 모조 120g, 표지는 고급용지인 몽블랑 화이트’ 250g으로 썼다. 인쇄소에서 직접 만져보고 결정했다.

     

    7. 표지에 날개는 필수다. 그리고 웬만하면 날개가 표지의 절반이거나 그 이상이어야 한다. 기성 출판사의 책을 참고하자. 따라 하자는 이야기가 아니라, 날개가 짧으면 항상 표지가 들떠 있고 날개가 없으면 책이 정말 없어 보일 수 있다.

     

    8. 보통은 무선제본으로 한다. (본드칠) 스테이플러는 중철제본, 고리는 고리제본, 박음질은 실제본이고 서점에서 자주 보이는 표지가 딱딱한 것이, 양장제본인데 당연히 양장제본은 엄청 비싸다.

     

    9. 책 등을 쎄네카라고 표현한다. (그냥 인쇄소 세계에서 통용되는 단어로 보인다)

     

    10. 책 작업을 마치고 인쇄를 맡길 때 인쇄소가 무슨 말 하는지 모를 때에는 몇 번이고 다시 묻고 확인해야 한다

     

    11. 을지로의 서울문화인쇄는 친절해서 다시 묻고 확인하는 작업이 크게 부담스럽지 않았다. 그래서 여기서 했다!

     

    12. 같은 책이라도 디지털 인쇄옵셋 인쇄냐에 따라 가격과 품질이 꽤 차이가 난다. (내 책은 내지가 흑백이었기 때문에 큰 차이가 없어 가격이 저렴한 디지털 인쇄로 결정했다) 그리고 같은 부수의 같은 인쇄 조건이라고 해도 인쇄소가 다르면 가격이 차이나는 경우가 꽤 있다. 즉 웹에서 미리 견적을 많이 내야 한다는 것.

     

    이렇게 두서없이 쓰니까 길어질 것 같아 요약해야겠다. 힘을 좀 뺀 첫 책을 만들고 싶다면 웬만하면 A5의 흑백에 가독성이 좋은 서체를 쓴 기본적인 디자인의 책을 만드는 게 좋다. 일단 내지를 컬러로 하면 진짜 엄청 비싸다. 생각보다 상상을 초월하게 비싸다. 물론 돈 벌려고 하는 건 아니지만 일부러 돈을 엄청 쓸 필요는 없으니까…! (부자라면 상관없지만…)

     

    어차피 수업을 들으면 대충 다 배울 내용들이다. 하지만 도움이 되실 것이다. 나는 수업이 끝나고 수강생 중 아무도 연결되지 못한 채 외로이 작업했기에 막히면 혼자 해결하는 수밖에 없었다. 부디 책을 만드는 누군가에게 1g의 도움이라도 되기를.

     

     

     

    #스웩탐구보고의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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