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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왜 굳이 독립출판을? - 시작(3) : 뭘 써야 하나!
    독립출판 이야기 2020. 5. 21. 21:22

    책날개를 비울 수 없어 그려넣은 이상한 그림.

     

    수업은 총 5회다. 그중 2~3회는 브레인스토밍으로 꽤나 시간을 들였다. 앞선 포스팅을 유심히 읽으신 독자라면 아시겠지만 (과연 유심히 읽은 분이 있을까!?) 이미 쓸 거리를 상당히 갖춘 상태일 텐데 왜 브레인스토밍을 할까 의구심도 들 것이다. 사실 나도 그랬다. 그냥 쓰는 방법. 말 그대로 책을 편집하고 디자인하는 툴의 사용법을 알려준다든가, 유통 구조를 바로 알려주면 되지 굳이 맨 밑바닥부터 다시 고민할 필요가 있을까…?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게 맞는 것 같다. 결과적으로 초반 수업의 브레인스토밍 덕에 내 주제도 확 바뀌었고 성공적인(?) 결과물이 나왔다고 자평하니까.

     

     

    특히 브레인스토밍 시간 중 왜 굳이 글을 써서 책을 만들고 싶은지를 수강생들과 공유하는 시간이 기억에 남는다. 이게 생각보다 오글거린다. 글로 표현해서 그렇지 정말로 생각보다 오글거린다. 어쨌든 나는 그랬다. 뭔가 초등학생 때 가사와 음정도 제대로 모르는 가곡을 갑자기 서른 명 반 친구들 앞에서 부르라고 선생님이 시킨 느낌이랄까. 그때까지는 나의 조금은 까리한 문장으로 다른 사람들을 놀래켜줘야지!’하는 말도 안되는 호승심도 있었건만 그 마음의 5%도 발휘되지 않고 더듬더듬 얘기했던 기억이 난다. ‘저는 조금은도움이 되는 책을그런 마음으로취업에 도움이 되게끔, 마인드 셋이라든가, 면접에 임할 때의 준비, 그런 거를 쓰고 싶어요…’ 이런 식으로 말했을 것이다. 아 정말 이상한 사람으로 보였을 것이다.

     

     

    그 생각으로 쓰시면 조금 위험할 수 있어요. 잘 팔린다, 안 팔린다가 문제가 아니라 글 쓰시는 본인이 가장 잘 담길 수 있는 글을 쓰는 게 중요하거든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으로 취업 팁과 회사 생활의 에피소드를 써보고 싶다고 얘기한 것에 튜터님이 주신 피드백이다. 곰곰 생각해보니 그 말이 맞다.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책. 잘 팔릴 만한 책은 이미 기성출판에 많다. 나는 왜 독립출판을 하려고 이 수업에 왔는가. 그냥 책 내고 싶어서지! 책은 왜 내려고 하나? 내가 내 이야기를 책으로 하고 싶은데 출판사에서는 안 내주니까. 그래, 그러면 그냥 내가 하고싶은 아무 이야기나 쓰는 게 맞다.

     

     

    다른 수강생은 어떻게 하고 있나. 꼭 내 글이 아니어도 된다. 본인의 할아버지가 할머니와 연애할 때 썼던 연애편지들을 모아 책으로 내려는 분도 계셨고 어떤 하나의 주제에 관해 다른 관점으로 서술한 내용을 A3를 접어 각 면마다 적겠다는 분, 자신이 오랫동안 써온 단상을 모아 책으로 내고 싶다는 분. 나로선 생각할 수 없는 아이디어였다. (물론 내가 아니니까 다른 아이디어가 나왔겠지만…)

     

     

    여기에 맞춰 튜터님이 현실적인 피드백을 주신다. <할아버지의 연애편지>님에게는 연애편지가 낡아 가독성이 안 좋으니 왼쪽에는 편지, 오른쪽에다 타이핑을 넣고, <A3 접이>님에게는 아이디어는 좋은데 현실적으로 디자인도 어렵고 인쇄하기도 까다로워서(인쇄소에서 굉장히 짜증낼 수 있음) 본인이 지칠 수 있으니 잘 생각해보라고 하셨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단상>님에게는, 단편의 글들을 한 데 모을 수 있는 주제, 즉 통괄하는 제목과 소분류, 소주제들을 잘 찾아야 완결성있는 결과물이 나올 수 있다고 하셨다. 이런 식으로 수강생의 아이디어와 그에 따른 튜터의 피드백이 계속 오가며 발전되는 양상이었다.

     

     

    다음 포스팅에서 계속...

     

     

     

    #스웩탐구보고의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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