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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왜 굳이 독립출판을? - 최고의 사서 고생(2)
    독립출판 이야기 2020. 4. 30. 02:24

    초판 감리를 보러 갔던 인쇄소에서

     

    4. 정말 만드는 걸 마음대로 만들어도 될까? : 안 팔리면 뭔 소용이냐

     

     

    ‘만드는 건 마음대로지만 팔리는 건 아니란다’

     

     

    가장 어려운 부분이다. 내가 좋아하는 글을 쓰고 내 마음대로 책을 편집하고 만들기 위해 독립출판이라는 ‘사서 고생’의 세계로 뛰어들었는데 내 마음대로만은 할 수 없다니?

     

     

    사실 마음대로 해도 된다. A5 20페이지의 팜플렛을 만들어 ‘천지창조의 비밀, 인류의 탄생부터 신의 계시까지 모든 것을 밝힌 예지문!’ 이라 쓰고 2만 원으로 가격을 정해도 된다. 뭔 상관이냐…. 어차피 내가 내 돈 내서 만드는 건데? 하지만 책은 팔려야 가치가 생긴다. 지인이 “이 책 재밌어~ 읽어봐~” 하며 툭 주는 ‘공짜 책’을 제대로 읽어본 경험이 있는가. 필자는 읽은 적이 없다. 하지만 구매욕을 자극하는 책을 사서 첫 페이지를 넘길 때의 쾌감은 정말 쩐다. 즉 돈을 주고 구매할 때 비로소 그 책의 가치가 책 밖으로 튀어나와 형상화된다고 믿는다.

     

     

     

    그래서 첫 책을 만들 때 항상 되묻고 의심했다. ‘대체 이 책을 누가 사지?’ ‘아니, 내가 만든 책을 정말 다른 사람이 돈 주고 살까?’ 물론 답은 간단하다. 구매욕을 자극하는 책을 만들면 된다. 허나 답이 간단한 만큼 실천과 성공이 간단했다면 모든 출판사가 대박을 터뜨렸을 터.

     

     

     

    그렇다고 독립출판계의 흥행 공식을(공식이 있다는 가정 하에) 따라 쓰는 게 좋은 길일까? 특히 요새 SNS에서 달이나 별 사진에 얹혀 있는 글귀 모음들, 소위 ‘감성 에세이’가 많이 보인다. 댓글도 많다. 서로 작가라고 칭하고 서로의 글을 읽고 힘이 되었다는 많은 댓글들. 조금 부럽긴 하다. 필자는 그런 ‘감성글’ 을 쓸 수 있는 필력과 감성이 전혀 없다. 결국 어떠한 흥행 공식이 있다 해도 내가 그 공식을 따를 수도 없는 게 포인트다.

     

     

     

    결국 원점이다. 나’는 ‘나’의 글쓰기를 해야 한다. 내 이야기, 본인의 노래에 사람들이 감동하고 공감하듯이, 그런 이야기를 푸는 글을 쓰고 싶다. 엥, 또 원점이다. 특히 독립출판이 더 투명한 것 같다. 내 마음대로 하되 평가는 좋아야 한다. 하지만 평가를 먼저 생각하고 만들기는 어렵다. 그건 이미 독립출판이 아닐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세계에서 롱런하려면 첫 책이 어느 정도는 잘 되어야 한다.

     

     

     

    아하! 진정한 원점이다…! 세상에 출몰한 지 얼마 안 되는 나의 따끈한 첫 책이 잘 되어야 한다….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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