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왜 굳이 취업? : 사소한 <적극적 동기>라도 있어야 한다
    직장, 취업 이야기/취업 관련 2020. 5. 11. 03:36

     

    마땅히 넣을 이미지가 없어서 직접 그렸습니다...

     

     

    안녕하세요. 티스토리를 시작한 지 얼마 안 되어 이것저것 게시물을 올리던 중 ‘티스토리의 많은 훌륭한 블로거들 가운데서 오직 나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로 독자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라는 생각으로 이 챕터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저는 삼성전자에 2013년 입사하여 2019년 퇴사하였습니다. 영업 마케팅 4년, 지원(물류) 2년 근무하였고 재직 중 모교 주최 취업 멘토링 프로그램에 계속 참여하여 매 회차마다 멘토 중 최고 평점을 받았습니다. 이런 얘기를 제 입으로 하는 게 굉장히 어색하고 이상하지만 나름 ‘팁’이라고 글을 쓰는 사람이 이러이러한 경력(?) 정도가 있구나 정도로 생각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모든 글이 다 그렇지만 순전 제 개인적인 의견이므로 독자 본인의 생각에 맞춰 적당히 거를 건 거르면서 받아들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 (이 이야기들로 독립출판의 첫 책을 내려고 했는데 아무래도 아닌 것 같아서 다른 주제로 책을 냈습니다) 그럼 이제부터 편의 상 경어를 쓰지 않으니 양해 부탁드립니다.

     


     

    1. Mind setting -> 사소한 ‘적극적’ 동기라도 있어야 한다.

     

    왜 취업을 하려고 하는가. 너무 당연한 질문이라 듣는 입장에서는 얼이 빠질 수 있다. ‘돈 벌려고 하는 거죠!’ 맞다. 모든 취준생은 같은 생각이다. 하지만 그 이면을 파고들면 꼭 돈 때문은 아닌 것 같다. 또래 집단의 생애 주기 물결에 휩쓸려 취업을 결심하는 경우도 많다. 당장 8년 전의 내가 그랬으니까. 그렇다면 ‘남들 다 하니까 나도 해야지~’가 취업 동기가 될 수는 없는 것인가? 동기인 것은 맞다. 하지만 ‘소극적’ 동기이다. 나와 당시 주변 친구들이 겪은 바로는 소극적 동기로는 자소서의 첫 질문부터 숨이 턱 막힌다.

     

     

    ‘그냥 졸업 다가오니까 취업해야 해서 하는 건데 이런 질문에 답까지 해야 돼?’

     

     

    내가 실제로 품었던 생각이다. 세월이 흐르고 취업 멘토링에서 후배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그들도 나와 크게 다른 것 같지 않았다. 사실 이 땅의 정규 교육 과정 12년을 마치고 바로 취업을 하든 대학을 가서 취업을 하든 우리는 ‘해야 되니까 하는’ 세계에서 살아왔다. 사실 취업도 본인 선택으로 안 하면 그만이지만 어쨌든 하긴 해야 하는데 자소서와 면접에서는 ‘그러니까 왜 하냐고?’를 묻는다. 답답한 노릇이다. ‘면접관들도 다 그냥 한 거 아니야?’ 심통도 난다. 그럼에도 참는 것, 버티는 것에 익숙한 우리는 꾸역꾸역 있는 말, 없는 말 다 섞어가며 열심히 뭐라도 써내겠지만 아무래도 좋은 글이 나오긴 어려울 수 있다. 수많은 지원자들 사이에서 빛이 나는 좋은 글과 모습을 만들어야 취업 가능성도 높아진다. 그렇게 하려면 역시 마음이 먼저 동해야 한다. 이렇게 이야기하니까 괜스레 약 파는 이상한 사람(?) 같기도 한데 나는 절대로 그렇다고 믿는다. 하기 싫은 걸 억지로 할 때와 내가 좋아서 할 때의 차이는 누구나 잘 알고 있지 않은가.

     

     

    그렇다고 취업 준비가 마냥 신날 수는 없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적극적 동기라도 마련해서 움직이는 게 좋다고 조심스레 이야기해 본다. 대신 참 사소한 동기라도 있으면 된다. 내 경우는 ‘이태원의 모든 가게들을 한 군데씩 다 가본다’였다. 블로그라 일부러 과장해서 이야기하는 게 아니라 정말 그랬다. 멘토링 때도 항상 같은 이야기를 했다. 요새 코로나 때문에 이태원의 이미지가 안 좋아서 안타깝지만 나는 학생 때부터 이태원이 괜히 좋았다. 날씨 좋은 평일 이태원 해밀턴 호텔 앞에서 녹사평을 거쳐 해방촌까지 가는 그 길을 걸으며 이유 모를 해방감을 느꼈다. 덕분에 취업 준비의 대부분을 이태원역 4번 출구 앞 ‘네스카페’(현재는 더 브라운)에서 했을 정도였으니 말 다했다. 아침부터 네스카페에 자리 잡고 밤까지 자소서를 쓰고 이것저것 공부하면서 창 밖에 보이는 다양한 가게들을 보며 다짐했다.

     

     

    "내 비록 지금은 돈이 없어서 이렇게 보고만 있지만 취업하면 한 군데씩 꼭 다 가봐야지…! 낮에는 여유롭게 테라스에서 맥주 한 잔 하다가 밤에는 재즈 바에 가서 공연도 보리라. 이 신기한 세상을 꼭 알고 싶다! 대체 이곳은, 아니? 여기는 뭐하는 곳인지 말이다. 하지만 학생으로선 역부족이다. 역시 돈이 있어야 한다. 이왕 돈 벌려고 취업한다면 제일 좋은 회사에 가고 싶다!"

     

     

    써 놓고 보니 조금 우스꽝스럽지만 실제로 그랬다. 덕분에 취준생 시절은 나름의 추억으로 남아있다. 물론 결과가 좋았기에 좋은 추억이라고 생각되는 것일 수 있다. 다만 미지의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 고생스럽지만 몸부림치던 기억이 지금까지 내게 자그마한 힘이 되어주고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이렇게 사소한 ‘적극적’ 동기는 조금만 생각해보면 너무나 쉽게 찾을 수 있다. 간섭이 심한 가족과 집에서 정당하게 탈출한다든가, 지금껏 의도치 않게 불효자식(?)이었으나 이젠 가족과 친지를 놀라게 하는 사람이 되겠다든가, 언제나 학생식당에 3인 이상으로 가서 반찬의 서로 다른 조합을 맞추느라 고생하던 내가 이제는 큰 고민 없이(?) 좋은 와인을 들고 스테이크를 썰겠다는 결심을 한다든가. 너무 사소해서 이게 대체 취업 동기가 맞나 싶을 정도다. 하지만 모든 동기의 밑바닥까지 내려가면 두 개밖에 없다. ‘싫다’와 ‘좋다’이다. 동기가 사소하고 단순할수록 파워가 강하다. ‘그냥 좋다’와 ‘그냥 싫다’의 파괴력이 얼마나 큰지 생각해보자.

     

     

    적극적 동기가 어느 정도 생겼다면 본인이 어떤 길로 가야 하는 성향인지 살펴보자. 이 내용은 다음 포스팅에서 이야기할 예정이다.

     

    (만약 이런 사소한 동기 대신 진정한 적극적 동기가 이미 있는 분이라면 이 글은 그냥 무시하셔도 좋습니다 ^^)

     

     

    긴 글을 끝까지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