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야 2020. 4. 26. 23:32

다음날부터 며칠 간 야근 확정으로 열받은 머리를 식히기 위해 방문한 고향에서

 

 

회사생활은 발냄새이다.

아침에 출근하면 정신이 없어

없던 정신에 깨닫게 되지

아! 슬리퍼로 안 갈아신었네...

하지만 신발 속은 이미

온갖 미움과 혼돈, 고독 그리고

공포로 소용돌이 치고 있다.

나는 고민을 시작해. 눈동자를 데구르르 굴리며...

그냥 용기있게 신발을 벗어버리고 슬리퍼를 신어버릴까?

이 미움과 증오도 찰나요 냄새는 그저 스치는 잠깐일 뿐!

하지만 어찌나 눈동자는 계속 굴러만 가던지

발은 기어코 신발을 떠나지를 못 해

난 이미 판도라의 후회를 비춰봤으니까.

온갖 귀납적 경험과 염려어린 배려는

밖에는 춥단다 안에 있는게 나아!

세상 다 안 듯 지혜로써 내게 말하네.

하아!

장탄식을 금치 못하니

그러므로 회사생활은 발냄새이다.

어느 기점만 지나면 몸이 무거워 나갈 수가 없다.

어느 순간 그래, 이젠 벗을 수 없어! 그냥 신고 있어야지... 싶은

출근 후 한 시간이 지나버린

내 발처럼

말이다.

2014.4.24